원전 ‘게임체인저’ SMR에 5년 간 4조 R&D 투자… 상용화까지는 걸림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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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소형화, 안전성 확보 최우선
신규 SMR 설치, 지역 수용 쉽지 않아
방폐물 처리 등도 관건
윤석열 정부가 22일 원전 산업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소형모듈원전(SMR)을 비롯한 원전 관련 연구개발(R&D)에 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MR은 기존 원자력발전소(원전)의 크기를 10~20% 수준으로 줄인 미니 원전을 말한다. 최신 기술을 접목해 경제성과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아직 상용화 전 단계이지만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에서 SMR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형 SMR의 조기 개발 등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이 나오지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는 이날 창원에서 열린 ‘다시 뛰는 원전 산업’ 민생토론회에서 SMR 조기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계 각국이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SMR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조기 선점을 위해 국내에서 개발 중인 혁신형 SMR(i-SMR)을 2028년까지 개발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R&D의 가속화를 위해 관련 예산도 크게 늘렸다. 작년에 70억원만 배정했던 R&D 예산은 올해 600억원을 편성했다. 민간 기업들의 SMR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원전 생태계 회복을 넘어 명실상부한 원전 최강국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원전 기업이 밀집한 창원을 글로벌 SMR 제작 거점(파운드리)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반도체를 비롯해 첨단산업 사업장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 공급 방안으로도 SMR 설치를 검토 중이다.
에너지 업계에선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잡기 위한 수단으로 SMR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전력 수요가 많은 지역에 빠르게 설치할 수 있고, 대형 원전과 달리 배관설비가 없어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도 차단할 수 있다.
다만 SMR 산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선행돼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은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원전은 특성상 규모가 작아질수록 발전량 대비 건설 단가가 높아진다. 폭발과 화재 등 안전사고 대비책도 강구해야 한다.
지역 수용성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방사성 물질 방출 등에 대한 우려로 원전 시설은 지역 혐오 시설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대형 원전보다 크기는 작지만, SMR 역시 원전 시설의 일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역 설치까지 잡음이 일 수밖에 없다. 기술 개발과 함께 SMR 도입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신규 원전 설치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 등이 세워진 것은 아니다”면서 “향후 추진 과정에서 지역 수용성 등 제반 사항을 모두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장관은 “2050년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원전의 역할에 대한 이정표를 담은 중장기 원전 로드맵을 올해 수립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인 원전 건설과 운영에 대한 정부 차원의 비전과 목표, 산업 지원, R&D, 인력 양성 등의 내용을 모두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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