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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도시를 만드는 사람들: 대전 유망 중소기업 이야기] 산업혁신에서 도시공간 구축까지…누구나 쉽게 디지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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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5회 작성일 25-05-0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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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스마트프로
이해하기 쉽고 사람의 일상에 맞닿는 기술 목표
VTS 플랫폼으로 디지털트윈 진입 장벽 허물어
원전 디지털트윈 고도화로 체코 등 해외진출도

바야흐로 물 한 방울조차 치열한 경쟁 끝에 흘러가는 시대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말이 익숙한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나 살아남은 자가 진짜 강한 시대, 그 중심엔 중소기업이 있다. 자금, 기술, 신뢰 중 무엇 하나라도 남다른 무기를 가진 기업들만이 오늘을 넘어 내일을 꿈꾼다. 대전시가 선정한 유망 중소기업들 역시 위기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스스로 성장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곧 일류경제도시 대전의 든든한 밑거름이다. 금강일보가 직접 만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생존의 법칙을 품은 사람들, 그 치열하고도 따뜻한 성장의 기록 속으로 들어가 본다.

기술은 언제나 빠르게 진화한다. 수치와 알고리즘, 정교한 시스템과 복잡한 코드. 하지만 그 눈부신 속도 속에서도, 문득 멈춰 서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누군가는 그 질문을 지나쳤고, 누군가는 그 질문 앞에 멈췄으며, 그리고 누군가는, 그 질문에 진심으로 답하기 위해 스스로 길을 냈다. 정래혁 ㈜스마트프로 대표이사는 그 마지막 사람이다. 그는 기술이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단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멀게 느껴지는 것을 가깝게, 냉정한 기술 안에서도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기 위해 그는 창업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스마트프로는 다르다. 기술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맞닿는 방식을 고민하는 회사다.


◆기술, 왜 닿지 않았을까
정 대표이사는 본래 연구자였다. 누구보다 기술을 사랑했고 진심을 다해 개발했다. 자동 예측 진단 시스템, 데이터 기반 분석 알고리즘 등 그가 만든 기술은 업계에서 많은 관심과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기술의 완성도보다 사용자의 반응에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복잡한 수치와 표로만 구성된 화면은 정교했지만 정작 그것을 마주한 현장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워했고 기술은 외면당하곤 했다.

“내가 만든 기술이 사람에게 직접 닿지 않는다는 게 늘 아쉬웠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결국 직접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기술은 아무리 좋아도 사람의 언어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퇴색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정 대표이사는 기술을 책상 위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기로 했다. 연구자가 아닌 창업가로서의 길을 택한 이유는 단 하나. 기술을 사람의 언어로 사람의 일상에 닿게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술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여정을 시작한 것이다.

“기술은 결국 현장에서 작동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만들어도 사용자가 어렵게 느끼면 그건 반쪽짜리 기술일 뿐이에요.”


◆쉽게 쓰이는 기술의 조건
스마트프로의 주력 솔루션인 VTS(Virtual Twin Studio)는 디지털트윈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디지털트윈 구축은 수많은 코딩과 복잡한 연동이 요구됐다. 하지만 VTS는 블록을 배치하고 연결만 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구성되도록 설계됐다. 기술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쉽게 다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스마트프로의 방향성이다.

“우리가 만드는 것은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을 쉽게 다룰 수 있게 해주는 환경입니다. 누구나,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말이죠.”

이 환경 안에는 고품질 3D 콘텐츠,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 실시간 센서 데이터 연동, 인공지능 기반 예측 분석까지 통합돼 있다. 시간은 기존 대비 5분의 1, 인력은 3분의 1이면 충분하다. 스마트프로가 기술을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결정적 이유다.

“기술을 전문가들만의 영역으로 남겨둘 게 아니라 사용자 누구나 다룰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봐요. 우리는 그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람이 떠나지 않는 회사
스마트프로는 기술 기반 기업이지만 무엇보다 사람 중심 조직을 지향한다. 그의 철학에는 언제나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즉 내부가 평안해야 외부가 강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 집, 회사가 편해야 밖에서 잘 싸울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창업 초창기에는 사람을 모으는 일이 가장 큰 도전이었어요. 기술력은 있었지만 작은 회사라는 이유로 인재가 오래 머무르지 않았고 중요한 기술이 빠르게 유실되기도 했죠.”

정 대표이사가 걸어온 길에는 수많은 기술적 도전이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과제는 사람이었다. 회사의 규모가 작을 때는 좋은 인재를 모시기도, 또 오래 함께 가기도 쉽지 않았다. 한 사람이 빠지면 조직 전체가 흔들릴 만큼 기반이 약했던 시절도 있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그걸 지켜낼 사람이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이 남는 회사, 머무르고 싶은 조직을 만들어야 진짜 기술도 오래간다고 확신하게 됐어요. 그게 가장 중요한 경영 목표가 됐죠.”

◆기술, 세계를 향해 걷다
2016년 창립한 스마트프로는 국내 원자력 발전소에 디지털트윈을 최초로 도입했다. 경험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현재는 원전 디지털트윈 고도화 단계까지 진입했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해외 원전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스마트프로는 체코 원전 수출 협력,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디지털트윈 수출 등을 검토 중이다.

“원자력 분야에 디지털트윈을 처음 적용했을 땐 쉽지 않았습니다. 생소한 기술이었고 아무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그 기술을 더 고도화하는 중이고 체코나 UAE 같은 해외 시장에서도 진짜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만들고자 길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프로는 스마트시티, 국방, 항공, 선박 분야에서도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3D 시뮬레이션,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인터페이스,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산업 공간뿐 아니라 도시 전체의 디지털화까지 실현하는 중이다.

“디지털트윈은 특정 산업에만 머무는 기술이 아닙니다. 스마트프로는 도시 전체를 디지털로 구현하는 일까지 하고 있습니다. AR, VR, 메타버스 기술과 결합해 더 입체적인 미래를 만들고 있죠.”

기술과 플랫폼, 철학까지 수출하는 회사. 그것이 스마트프로가 지향하는 미래다. 그는 늘 기술의 본질에 대해 자문한다고 한다. ‘이 기술은 과연 사람에게 닿고 있는가?’. 그 물음에 진심으로 답하기 위해 그는 기술을 만들고 플랫폼을 설계하며 조직을 키워왔다. 기술의 깊이와 사람의 온도를 동시에 고려하는 기업 스마트프로. 그들은 조용하지만 단단한 걸음으로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필수 ㈜스마트프로 부사장(왼쪽)이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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