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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소형모듈원전 ‘허가 전’ 공사 시작…경제성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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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6회 작성일 24-06-12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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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원자력규제위 허가 아직
발전량 대비 건설비용 높아
앞서 다른 SMR 사업도 무산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원자력 발전사 ‘테라파워’가 미국 내 첫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소형모듈원전이 경제성과 안전성 논란을 뚫고 상업 운전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테라파워는 10일(현지시각) 자사 누리집에 미국 와이오밍주 케머러에서 소형모듈원전 ‘나트륨’ 건설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빌 게이츠 창업자와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를 비롯해 주요 투자자인 유정준 에스케이(SK)온 부회장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테라파워는 이날 시작된 공사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건설 허가 전 작업으로, 공사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핵 사용과 무관한 공사를 우선 진행하면 규제 당국의 승인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계산했다는 얘기다. 테라파워 쪽은 미국 내 첫 소형모듈원전 단지 완공 및 상업 운전 목표 시점을 2030년으로 잡고, 지난 3월 원자력규제위원회에 나트륨 원자로 건설 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테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에 나트륨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원자로를 식히기 위한 냉각제로 소듐(나트륨의 영어 표기)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소듐의 끓는점은 880℃로 기존 냉각제인 물보다 8배 이상 높아 많은 열을 흡수하면서 발전 출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테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 프로젝트의 목적 중 하나는 와이오밍주의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적은 인구(약 57만명)가 사는 와이오밍주는 데이브 존스턴 발전소 같은 석탄 발전에 전력 생산을 의존하고 있는데, 고지대라 평균 온도가 높지 않아 사막 지역과 비교해 태양광 발전의 효율도 떨어진다. 

소형모듈원전은 기존 대형 원전과 비교해 전기 출력은 약 3분의 1가량(300㎿ 안팎)으로 낮지만, 건설 기간이 절반 가량이며 반경 200~300m 정도 공간만 확보하면 지을 수 있어서 석탄발전을 대체할 분산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다만 높은 건설 비용과 발전 원가 등은 본격적인 상용화에 걸림돌로 꼽힌다. 테라파워는 345㎿(메가와트)급 단지 건설에 40억달러(약 5조5천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발전 용량이 4배 이상인 1400㎿급 대형 원전 1기 건설에 10조원이 드는 것을 고려하면, 발전량 대비 건설 비용이 높은 셈이다. 다만 테라파워의 나트륨 단지 건설 비용 중 절반은 미국 에너부에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종운 동국대학교 교수(에너지전기공학)는 “(원전설계업체) 뉴스케일파워의 유타주 소형모듈원전 사업도 1kwh(키로와트시) 당 전력생산 단가가 150원대로 태양광(60원대) 보다 훨씬 높아 경제성이 없어 무산됐다”며 “국가가 돈을 대는 정책 사업이 아니라면 많은 양의 전기가 필요한 인공지능(AI) 시대에 대형 원전보다 비싸고 발전량도 적은 소형원전을 굳이 지을 유인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소형모듈원전이) 아직 실제 가동이 된 적이 없어 수십년간 안전 기술을 보완한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다고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과 한국도 국가 주도로 소형모듈원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하이난성 장창 지역에 최근 ‘링룽 1호’ 소형모듈원전 본체 돔 장착 공정을 마무리 지으며, 2026년 상업 운전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한국도 최근 발표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문안에 2036년까지 소형모듈원전 1기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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